우리반 교실은 온라인에 하나 더 있어요

SNS로 소통하는 학교


‘딩동~’
스마트폰 알림이 울린다. ‘bestteacher’라는 이름의 사용자가 ‘2016학년도 1학기 학부모 상담 일정표’를 게시판에 올렸다는 알림이다. 학부모들이 댓글로 상담 가능 시간이나 의견 등을 적어 올리기 시작한다. 게시판에는 ‘보조가방에 간단한 음료, 간식을 준비합니다’ 등의 내용을 담은 알림장도 올라와 있다. 누가 글을 읽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교사는 알림장을 읽지 않은 학부모들에게 내용을 재전송하기도 한다. 교사가 아이들이 그린 미술작품을 ‘앨범’에 올리면 부모들이 ‘빛내기’도 눌러준다. 페이스북으로 치면 ‘좋아요’의 의미다. ‘클래스팅’(Classting)이라는 에스엔에스(SNS) 속 ‘신곡초등학교 3-우리가 미래다’라는 이름의 클래스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이다.

누리집·카톡·밴드 시대 가고 학교교육에 맞춤한 SNS 활발 ‘클래스팅’, ‘아이엠스쿨’ 등 학교, 학급 단위 온라인 공간서 공지사항, 수업자료 등 나누기 종이 알림장도 사라지는 학교

경기 김포 신곡초 3학년 5반 구성원들한테는 이런 ‘온라인 교실’이 있다. 대학원 석사 때 컴퓨터공학을, 박사 때 교육공학을 전공한 담임 김상홍 교사는 평소 매체를 활용한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교직생활 초기에는 개인 누리집을 만들어 학습자료 등을 올리고 공유했다. 일방적으로 전달만 한다는 한계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그룹에서 학생·학부모와 양방향 소통도 시도해봤지만 학생들이 걸러지지 않은 정보를 무방비 상태로 접하게 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13년께 에드모도(Edmodo), 클래스팅 등 교육용 SNS를 알게 됐다.

클래스팅은 학교 현장에 특화한 SNS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조현구 씨이오(CEO)가 교사-학생-학부모가 자유롭게 소통하고, 학급운영 및 학습 활동도 할 수 있게 하자는 뜻에서 기획한 무료 서비스다. 2016년 3월 현재 기준, 전국 1만3600여개 학교에서 240만명의 유저가 이용하고 있고, 평균 서비스 체류시간이 4시간20분으로 페이스북(6.44시간)을 제외한 해외 주요 SNS와 비교할 때 사용이 매우 활발한 편이다.

이용 방법도 간단하다. 교사가 회원가입을 한 뒤 클래스를 만들고, 학생과 학부모를 초대하면 된다. ‘교실 밀착형’ SNS이기 때문에 사적 영역을 침범하거나 무분별한 정보에 노출될 우려도 적다. 게시한 글을 단원별·과목별로 구분할 수 있어서 게시판이 하나인 일반적인 SNS와도 차별성이 있다. 개인홈도 있어 개인 자료 등도 축적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학급 친구들과 반팅도 할 수 있다.

신곡초 3학년 5반 학부모 김아무개씨는 “알림장 가운데에는 회신이 필요한 것도 있는데 종이 알림장이 온라인에 들어가면서 학부모가 잊지 않고 회신할 수 있어 편하다. 또 앨범을 통해 선생님이 학교생활 사진들을 많이 올려주시는데 아이가 학교에서 어떻게 공부하고 생활하는지를 자주 볼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이 클래스에는 학생, 엄마뿐 아니라 아빠들도 소속돼 학급 활동에 함께 참여하고 소통한다.

이런 교육용 SNS는 요즘 학교 현장에서 많이 실시하는 ‘거꾸로수업’(온라인으로 선행학습을 한 뒤 오프라인에서 토론식 활동 등을 하는 ‘역진행 수업’)을 할 때도 유용하다. 각 교과 수업 때 김 교사가 온라인 공개수업인 ‘무크’(MOOC) 자료를 클래스팅 클래스에 올려두면 학생들은 가정에서 이를 시청하고, 댓글을 통해 질문거리 등을 올려둔다. 학교에 와서는 다양한 모둠활동을 하며 활동 중심형 수업을 아이들 스스로 펼쳐보인다. 이때 교사는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게 촉진을 돕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구실을 한다. 지난해 김 교사와 이런 방식의 거꾸로수업을 했던 김포 풍무초 6학년 제자들은 ‘사회’ 단원과 관련해서 ‘인구분포의 지역특성’과 관련한 동영상을 보고, 클래스에 댓글로 ‘도서지역이 무엇인가요?’, ‘너무 한 곳에만 몰려살면 안 몰려 사는 곳은 어떻게 되나요?’ 등 질문을 올리거나 친구가 올린 질문에 답변을 달아주는 등의 활동을 했다. 김 교사는 “개인적으로 수업을 할 때 기본 전략으로 생각하는 게 ‘WSQ’(Watch(시청), Summary(요약), Question(질문))인데 이런 교육용 SNS는 이를 가능하게 해준다. 또 아이들 스스로 마인드맵 등을 이용해 학습자료를 만들 수 있어서 그야말로 웹 2.0에서 말하는 참여, 공유, 개방, 협력이 가능하게 도와준다”고 했다.

이는 교육을 뜻하는 영어 ‘에듀케이션’(education)과 기술을 뜻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합성어인 ‘에듀테크’(edutech)가 우리 학교 현장에 깊숙히 들어왔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전학교 차원에서 교육용 SNS를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 경기 성남 상탑초는 ‘아이엠스쿨’(IAMSCHOOL)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학부모와 소통한다. 지난해 겨울, 학교측은 이 창구를 통해 학부모들에게 수학여행, 체육대회 일정 홍보 등을 비롯해 교육과정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해 새학기 학사 일정을 짤 때 반영했다. 이상철 교장은 “옛날에는 아이들 손에 설문지를 쥐어주고 부모님을 거쳐 다시 받아오게 하는 방식이라 시간도 들고, 취합해서 정리하는 것 자체가 교사한테는 업무가 됐는데 이제는 이런 창구들을 통해 실시간으로 부모님들과 소통하고, 서로의 생각들을 비교적 빨리, 직접적으로 접할 수 있다”고 했다. 과거 학부모들이 학교 누리집에 접속해 공지사항을 찾아서 학교행사, 가정통신문, 급식 정보 등을 읽었다면 아이엠스쿨 등의 SNS를 통해서는 별다른 접속 없이도 이런 공식적인 내용을 비롯해 각종 교육정보 등을 전달받을 수 있다. 맞벌이가정의 경우, 퇴근 뒤 늦은 시간에 알림장을 전달받아 준비물을 못 챙겨주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어 좋다는 의견들이 많다. 이 서비스의 경우, 총 가입자만 150만명, 서비스를 사용하는 학교수만 약 1만1900개교다. 유용한 점이 많아 교육부와 전국 9개 시도교육청에서 사용을 권장하고 있기도 하다.

현장에 맞춤한 교육용 SNS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특히, 아이들이 참여할 경우 디지털 문화나 게임 등에 무절제하게 빠져들까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김상홍 교사의 반 한 학부모는 ‘비밀상담방’을 통해 아이들이 이런 온라인 소통창구를 자주 이용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걱정을 조심스럽게 드러내기도 했다. 김 교사는 “그런 점에서 학기 초 학부모총회 등을 통해서 스마트보안관 앱 설치법 등 정보를 공유하고, 아이들과 스마트 문화를 어떻게 접하면 좋을지에 대한 상담도 진행한다”며 “아이들 세대는 SNS 등의 소통창구를 이용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세대다. 교육용 SNS 등을 통해서 온라인 활동의 첫걸음을 잘 내딛고, 제대로 소통하기, 온라인 예절 갖추기 등 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도 교육이라고 본다”고 했다.

등록 :2016-03-28 19:39 수정 :2016-03-29 11:02 김청연 <함께하는 교육> 기자 carax3@hanedui.com